얼마 전 ‘모두의 프린터’ 사용자 한 분께서 정성스레 보내주신 드립백 커피를 맛본 적이 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원두가 신선하고 풍미가 좋아 깊은 인상을 남겼었죠.
마침 집에 원두가 떨어져 가던 차였고, 최근 새로 장만한 드롱기 전자동 머신도 본격적으로 길들여볼 겸 주문을 넣었습니다. 원래 신세를 졌으면 보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법인데, 제품까지 훌륭하니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원래는 ‘버번 안데스’라는 원두가 궁금해 주문했는데, 주문 내역과 별개로 아무런 귀띔도 없이 ‘블랙카카오’ 원두를 무려 500g이나 따로 보내주셨더군요…

https://smartstore.naver.com/burman/products/13737080485
제품링크는 위에 링크를 ㅎㅎ

확인해보니 500g에 할인가로 15,150원 정도 하더군요.
물론 쿠팡에서 파는 1kg에 만원대 초반짜리 저가 베트남산 원두들도 있긴 하지만, 그런 건 솔직히 회사 탕비실에서 카페인 충전용으로 막 마실 때나 찾는 가성비 용도죠. 반면에 스타벅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파는, 언제 로스팅했는지도 모를 쩐내 나는 홀빈들 가격을 생각하면 퀄리티 대비 가격이 정말 착합니다.

일단 저처럼 ‘산미 있는 커피’를 극도로 싫어하는 입장에서는, 산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100점을 주고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고소한 톤인데요. 최근에 마셔왔던 베트남산 로부스타 계열(산미 없이 ‘고소’라 쓰고 ‘구수’라 읽는 묵직한 맛)과 비교해 봐도 결이 조금 다릅니다. 안내된 컵노트에 ‘군고구마’가 적혀 있던데, 진짜 군고구마 맛인지는 몰라도 은은하게 감도는 달짝지근한 구수함이 참 매력적이더군요. 목을 넘어갈 때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도 일품이고요.
설명을 보니 원두를 특수하게 ‘발효’ 과정을 거쳤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크레마(거품)에서 올라오는 텍스처가 확실히 남다르게 부드럽습니다.
결론은 대만족입니다. 저처럼 산미 질색하고, 달큰하고 부드러운 고소함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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